[성소고전명작] 유부남 된 짝남 집에 밥 해주러 가고 싶어
다섯 달 전 가을 날 수사 끝에 알아낸 짝남 집 도어락 비밀번호 230408 치고 들어가서 안방 이불 벽장에 식칼 들고 숨을 거야
오후 6시, 그년이 집에 돌아오면 화장을 먼저 지우기보다는 습관대로 옷만 대충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서 약 30분 가량 폰을 보면서 뒹굴거릴 거고 곧 짝남도 퇴근해서 돌아오겠지
요즘따라 권태로워져서 모닝 키스도 이브닝 키스도 없지만 그년은 웃으면서 다녀오셨어요, 하고 화장실로 들어갈 거야 짝남은 옷만 대충 갈아입고 주방으로 나가 시원한 정수기 물로 마른 목을 축이겠지
곧바로 거실 소파에 앉아 티비를 켠 짝남 몰래 옷장에서 나와 침대 있는 짝남 핸드폰을 창문 밖으로 던져버리고 화장실 세면대 앞에서 클렌징 오일로 화장 지우던 그년을 습격해서 옆구리를 먼저 칼로 쑤실 거야
아악, 하고 지르는 비명 소리를 짝남이 알아채도 이미 늦었어 정수기에 소량의 그라목손을 타둬서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숨쉬기부터 어려워졌을 거거든
그대로 그년을 끌고 나와 티비 위로 던져서 보고 있던 다시보기 프로그램을 끄고 왜 나 대신 이딴 년을 택했냐고 물어볼 거야 나랑 첫키스도 했고 그 어둠 속에서 한 때 애정에 잠긴 두 눈으로 날 바라보며 쓰다듬을 땐 언제고 이딴 버러지년 면상에 속아넘어가서 그렇게 이른 나이에 날 버리고 결혼을 했냐고
짝남이 무릎 꿇고 기면서 맥락도 못 잪고 연락 끊은 거 미안하다고 살려달라고 빌겠지만 발로 걷어차내고 엎어져있던 그년 몸을 마저 쑤시고 얼굴 가죽 벗겨내서 내가 뒤집어 쓰고 내가 예쁘냐고 물어보면 짝남이 울면서 살려달라고 하겠지
테이프로 얼굴 가죽 고정해놓고 밥솥에서 밥을 푸고, 챙겨온 반찬을 세팅해서 식탁 위에 놓고 거의 다 죽어서 거품만 흘리는 짝남을 앞에 앉히고 내가 직접 만든 장조림을 흰 쌀밥 위에 올려 짝남 입에 넣어줄 거야
맛있어, 물어볼 땐 넣어준 음식물 옆으로 질질 흘려내면서 거의 다 죽어버렸겠지 꼭꼭 씹어먹어, 내 사랑, 말한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저녁을 먹을 거야